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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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다시 제부도에 와서 - 시인 공석하, 이충섭, 유화웅씨에게 [1]
  
  
                                                   (사진 : 왼쪽부터 이충섭, 공석하, 유화웅, 필자)


             다시 제부도에 와서
               - 시인 공석하, 이충섭, 유화웅씨에게


  
         파도가 웃는다
         파도가 낄낄거리며
         우리를 따라오며
         그냥 웃고 살자고
         손을 비비며 웃는다
         발을 비비며 웃는다

         공자가 어떻고, 장자가 어떻고
         침 마르게 긴긴 사설 읊어봐도
         석구네 횟집* 한 접시 횟감 정도도 안 되는
         덜 익은 인생일 뿐이라고
         파도가 우릴 쳐다보고 웃는다
         거추장스런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살자고
         파도가 속삭이며 웃는다

         파도가 이끄는 대로
         물결 따라 막무가내
         시인 공형(孔兄)은 그냥 그렇게
         개펄 헹궈낸 물에 텀벙 젖고 싶었을까
         항상 어린애 티없는 웃음으로 파도 벗삼아
         알몸으로 살고 싶었을까
         벌거벗은 매바위 돌고 도는 갈매기처럼
         하늘 훨훨 날고 싶었을까

         딸 사위 사랑 찾아간 머나먼 삼천포
         그 푸른 바다에 미치도록 심취했다는
         이충섭 시인
         저 멀리 달아난 물결 그 너머 잠기는 그리움
         삼천포 연가(戀歌)를
         '월간문학' 그릇에 담아
         언제 여기 웃는 파도 위에 상재(上梓)할까

         지명(知命)의 고개 훨씬 넘고서도
         금새 얼굴에 수밀도 단물 물들이는
         지기지우(知己之友) 유형(劉兄)
         한결같은 그 사랑의 성정으로
         잘 익은 단물 삼키던 원두막
         과수원 할머니의 깊이 패인 주름살을 보며
         여간 안쓰러워 했지

         파도가 웃는다
         파도가 낄낄거리며 웃는다
         제부도 찾아온 우릴 보고
         그냥 웃고 살자며
         파도가 손발을 비비며 또 웃는다.

  

* 시인 공석하 형이 졸고(拙稿) "살다가 이유 없이 답답하거든"의 소재가 된 제부도에 한번 가보고 싶다하여, 여름 어느 날 가까이 지내는 우(文友)과 함께 동행한 적이 있다.


Comments
남상학
  (2004.02.06-10:41:54)  X 
어느 여름날 문우(文友) 공석하, 이충섭, 유화웅씨와 함께 제부도에 갔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며 부대끼던 마음들 모두 썰물에 실어 보내고, 물 빠진 갯벌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 신나게 달렸다. 육신을 벗어던진 기분으로 매바위 위를 나는 바닷새처럼 보낸 하루였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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