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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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감 익는 마을 - 희방사 역에서 


감 익는 마을
- 희방사 역에서




지나간 것은 모두가 그리움이다
벅찬 꿈 부풀던 고2 때 소풍날
덜컹거리는 기차가 목 쉰 소리 내며 닿은 희방사 역
진홍(眞紅) 빛으로 익어가던 감나무가
오늘 초로의 노인을 손님처럼 맞는다

굽이진 모퉁이 산기슭 돌고 돌아
지나온 터널은 또 몇 개
숨찬 소리 내지르며 당도할 기차를 기다리며
끝이 보이지 않는 레일을 따라
추억을 말리는 가을 볕살

그 날 이후,
어디론가 떠난 낯익은 얼굴들이
감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열리고
기차가 달려올 방향으로 목을 길게 늘이는 동안
높은 가을 하늘에
감은 더욱 붉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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