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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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꽃샘 추위 


꽃샘 추위



불거진 늑골 사이로
바람이 칼날을 세우며 지나간다
잡목 사이 숨었던 복병들이
일제히 소리지르며 달려나가는
한랭한 전선

목이 부러진 겨울나무의
아픈 환부에 무수히
산탄이 박힌다

아무런 방비도 없는
오오, 겟세마네
그 날 오욕(汚辱)의 화살 맞으며
당신이 거기 그렇게
피 흘리는 나무로 서 계셨을까

살기 가득한 눈을 뜨고
다메섹 언덕으로 치닫는 꽃샘 바람
십자가 위의 인자한 음성으로
어느 날 한 무리의 짐승이
괴로운 비명을 지르며
바다 깊숙히 빠지는 날

눈 속에서 파릇한 보리가 자라나듯이
어둠 속 죽음을 이기고 살아나는
그 아픈 사랑 까만 꽃씨 하나
생목피(生木皮) 찢으며 눈은 뜨리라

찬 바람 부는 벼랑 끝에서도
겨울나무로 버티고 서서
조용히 봄을 가꾸는 일
얼마나 큰 보람인가.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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