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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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늦가을 오후 


늦가을 오후



양수리 강을 끼고 돌아
용문산 가는 길가의 은행나무는
손을 부비며 서성거린다

이제 막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는
봉두난발한 한 무더기의 코스모스를
짓궂은 바람이 맨 가슴 밟고 지나간다

목화 송이같이 희게 부풀어 오르던 꿈이
뭉게구름을 타고 흘러 넘는 산 허리
어느 새 짙은 추색으로 물들었다

모두들 황급히 돌아가는 계절 앞에서
시인 정지용의 향수를 흥얼거리며
나는 왜 이리 목이 메는지

그걸 알아차린 듯 기적소리 토해내며
힘겨운 중앙선 화물 열차가
실개천 구비도는 들판을 가로 질러 몸을 숨긴다

이 휘청거리는 늦가을 오후
나를 새롭게 일깨우는 낙하의 몸짓
미완성의 아쉬움 안고 살을 베며
나는 또 얼마나 기나긴 기도를 드려야 할까

세월의 생채기가 울창한
낯선 마을 용문산 입구의 노점에서
동네 아낙들이 광주리에 주워 모은

가을의 부스러기를
두 손에 거머쥐고
해 저문 들녘을 돌아 온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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