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login 
  
제목 : 탕자탄(蕩子嘆) 


탕자탄(蕩子嘆)



내 길은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있었네
형벌 같은 뙤약볕 벌판으로
가쁜 숨을 헐떡이며 살아 있는 대낮은
험하고 신산한 유형의 길이었네

충만한 허기 목 타는 갈증으로
백기 들고 돌아오는 황량한 저녁
잿빛 일몰의 하늘은
피를 토하는 강물이었네

광기가 넘실거리는 거리
타관의 불빛 아래 목숨을 탕진하고
축 처진 어깨로 돌아오는 안개 낀 새벽은
눈물로 얼룩진 소금바다였네

천둥 번개에 넘어지고 쓰러지고
비틀거리며
허공을 향해 손을 저어도
잡히는 것 하나 없는 절망이었네

돌밭 가시밭 길 온몸 찢기고
젖을 대로 젖은 영혼의 누더기 걸치고
이역의 거리에서 돌아오는
비아 돌로로사*

그 날 감람산 겟세마네 칠흑의 밤에
피땀 흘려 우시던 당신 모습 뵈오며
오늘은 산처럼 돌아 앉은 당신의 침묵 앞에
아픈 가슴 뜯으며 내가 우노니

아흔 아홉 마리 들에 두고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아나선 주여
그 날의 참담했던 기억 되살려
고통의 쓴 잔을 거두소서

당신 잊은 죄
이 뒤늦은 깨달음을 용서하소서.



(주)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 ‘슬픔의 길, 수난의 길’이란 뜻의 라틴어.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향해 걸어 가셨던 고난의 길을 가리킨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COMMENT 
Name   Password 
 목록


no subject hit
36
손에 잡히지는 않아도   
2656
35
차창은 늘 새롭다 -동해 3.8휴게소를 지나며-   
2577
34
서로 손 잡고   
2568
33
봄의 서곡   
2517
32
그대와의 거리   
2471
31
가을 빈 자리   
2463
30
오두산에서   
2440
29
거듭나기   
2404
탕자탄(蕩子嘆)   
2397
27
과원에서   
2375
26
하늘과 새   
2374
25
벌판에 홀로   
2353
24
어떤 환희   
2344
23
찻집에서   
2338
22
작은 천국   
2331
21
포도   
2331
20
살아가는 이유   
2270
19
제3 시집 : 비상연습(표지)   
2251
18
새해 아침   
2249
17
달맞이꽃   
2219
[1][2] 3 [4]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