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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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남가연, 남현지의 미국 초등학교 교육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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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연, 남현지의 미국 초등학교 교육 엿보기


산호세 딜월즈초등학교(Dilworth Elementary School) 2, 3학년






  내가 미국 산호세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산호세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둘째아들네 손녀들의 학업을 3개월 동안 돌보는 것이 내 생활의 전부가 되었다. 서울에서 보건교사로 일하는 아이 엄마가 휴직을 하고 이곳에 같이 와 있었는데, 학교 근무를 위해서 큰 아이(지연)만 데리고 귀국하고, 어린 두 아이(가연, 현지)는 6개월간 영어를 더 공부하고 귀국하기로 결정하여 두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할머니·할아버지인 우리 부부가 미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두 손녀는 이곳 딜월즈초등학교(Dilworth Elementary School) 2,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한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와 2년이 되었다. 할머니가 먼저 미국으로 들어와 3개월이 지난 후 나는 3개월을 남겨두고 이곳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초등학교 저학년은 혼자 등교시키지 않는다. 땅 덩어리가 넓어 학교가 멀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승용차로 등교시키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이들도 반드시 학부모가 동반한다. 그만큼 아이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아이들을 등하교 시키는 것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몫이 되었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되므로 아침 등교할 때는 일부러 걸어간다.

  연년생인 두 이이가 재잘거리며 걷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둘이서 자유자재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신기했다. 한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 영어공부를 하고도 영어로 대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우리 아이들은 2년 만에 학교생활에 전혀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외국어 말하기는 어렸을 때 조기유학을 시켜야 한다고 하는가 보다.
          
  반면, 학교공부가 끝나고 하교할 때는 승용차로 데려온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요일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대체로 2시~2시 30분. 캘리포니아의 5~6월의 햇볕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따갑고 눈부셨다. 하교할 시간이 가까워오면 학부모들의 차량이 몰려들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그 행렬에 끼어들 수밖에.

  하루는 학교에서 오후에 학부모를 초청하여 교육활동 전시회와 간단한 연극을 발표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꼭 참석하라고 아이들이 부탁했다. 엄마는 한국에 있고, 아빠는 출근하고 없으니 그 일도 우리의 몫이 되었다. 우리 내외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간에 맞춰 학교에 도착했다.

  먼저 교실에 전시된 전시물을 참관했다. 학기 동안 반 학생들이 만든 공작품, 그림, 학습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두 아이의 학급을 돌며 우리 아이들의 학습자료, 전시물을 둘러보고 예능실로 이동하여 준비된 공연을 관람했다. 연극은 대본에 따라 반 아이들이 모두 등장하여 연기와 함께 노래하며 춤을 추는 것이었다. 나는 아이들의 추억거리를 남겨두기 위해 열심히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대부분이 유색인종이라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학급 24명 중 학생의 분포는 인도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중국이 뒤를 바짝 뒤쫓고, 나머지는 미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하다고 했다.  

  왜 일까? 알고 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미국에서 유명한 실리콘벨리가 산호세라는 점이었다. 산호세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야후, 구글, 이베이, 시스코, IBM. 인텔, HP, Apple, 한국의 삼성(三星), LG연구소 등 수많은 IT 기업이 이곳에 입주해 있다. 그야말로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유수한 회사들이 이곳에 몰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에 세계의 유수한 젊은 인재들이 산호세에 몰려와 근무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숫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기업에 근무하는 이들 우수 인력들은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고 임금수준도 높아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으로 자녀들의 교육열이 좋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주변에 미국의 명문대학 스탠퍼드(Stanford University), 버클리(UC Berkeley)는 물론 산호세대학, 산호세 링컨 로스쿨, 산파크루즈대학, 산타크라라대학 등 명문 대학들이 많고, 거기에다 치안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안전하고, 날씨도 1년 내내 온화하여 생활하기도 좋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녀의 미국유학을 위해 산호세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딜월즈초등학교(Dilworth Elementary School)는 외국인 자녀가 많으면서도 캘리포니아 주 초등학교 학력 순위에서 3~5위를 오르내리고, 산호세(San Jose) 시의 공립학교 중 주정부에서 시행하는 시험 성적 및 기타 성적을 종합하여 최우수 및 우수 공립학교를 소개한 바에 의하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런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그런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우리아이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어 능력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다 온 아이는 그래도 괜찮은 편인데 유치원을 다니다 온 막내는 한국어 발음이 아주 어눌했다. 우리말의 어휘를 익혀야 할 나이에 미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만큼 발음이 서투르고 어휘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공부를 끝내고 돌아와 1주일에 2일, 2시간씩의 과외 수업과 주말에는 한국학교에 가서 4시간 수업을 받았다. 그런데 두 곳에서 내는 숙제의 양이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양이었다. 1주일에 동화책 5권을 읽고 줄거리와 자기의 생각을 기록하는 독후감 쓰기, 문제 풀이, 어휘 익히기, 발음연습, 거기에다 수학 계산문제까지. 놀기 좋아하는 철부지 2~3학년 아이들을 앉혀놓고 숙제를 마치려면 할머니·할아버지와의 실랑이는 필수였다.

  이 실랑이는 할머니와는 6개월간, 나와는 3개월간 지속되었다. 70 중반에 이른 우리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아이들의 장래를 위한 것인데. 사정하고, 야단치고, 칭찬하고, 그러면서 지내는 동안 손녀들에 대한 사랑은 더욱더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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