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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속초 외옹치 마을의 ‘바다향기로’를 걷다. 


속초 외옹치 마을의 ‘바다향기로’를 걷다.


- 60년 넘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청정 해변 -






내설악의 백담사를 탐방한 뒤, 우리가 탄 차는 미시령 터널을 지나 곧바로 속초해수욕장으로 달렸다. 외옹치 해안에 조성된 감성로드인 ‘바다향기로’를 걷기 위해서였다.

속초해수욕장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시원하게 트인 속초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모래사장을 걸었다. 가을 해변은 여름과는 다른 또 다른 호젓한 맛이 있었다. 연인인 듯 철 지난 바닷가에 천막을 치고, 아기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나와 조용한 가을 해변의 멋을 즐기고 있었다. 오른쪽 외옹치 언덕위에 얼마 전 지어 오픈한 롯데리조트의 웅장한 자태가 해변의 풍치를 더했다.  






이윽고 ‘바다향기로’에 들어섰다. 본래 이곳은 한국전쟁 이후 65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던 곳이다. 고무보트를 타고 무장공비가 침투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1970년 군에서 경계 철책과 감시 초소 등을 설치하고 해상 경계를 펴왔던 것이다. 그러다가 속초시와 롯데리조트 가 연계하여 철책철거 사업을 추진하여 2018년 4월, 철책을 철거하고 길을 다듬어 총 길이 1.74㎞의 ‘바다향기로’를 개통했다.






이 길의 개통으로 속초해수욕장에서 외옹치 항에 이르는 청정 해변을 따라 시원한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산책로 뒤쪽엔 울창한 해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더욱 운치를 자아내고 언덕 위에 멋진 리조트가 동해를 지키듯이 서 있다.






산책로 중간쯤에 이르니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그 바다의 품에 안기는 순간 신경림 시인의 시 <동해바다>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언제부턴가 나는 바다 앞에 서면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그토록 너그러웠던 지난날들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바다향기로’를 걷다 보니 어울리지 않는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훤히 가슴을 열고 걷는 이  길에 ‘안보체험길’이라니. 알고 보니, 950m에 이르는 철책 중에서 755m는 철거했으나 195m 는 철책과 초소는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이 길을 걸으며 분단의 아픔과 비극을 느낄 수 있을 터이니 ‘안보체험길’이라 이름 한들 잘못된 것은 아니겠으나 멋진 풍광을 즐기자는 취지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험한 비탈 해안에 놓은 나무 계단과 숲이 어우러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바다향기로’의 끝부분에 마치 숨은 듯 외옹치 항이 모습을 나타난다. 조그만 어항이다. 유람선을 겸한 어선이 정박해 있고, 횟집들이 즐비하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북적거리는 인근의 대포항을 피해 이곳 호젓한 외옹치 항을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발길을 돌려 돌아 나오는 데까지 4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 바다향기로’는 4월~10월 사이 하절기엔 오전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1월~3월 사이 동절기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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