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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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 황지우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 황지우




                                                         새는 자기 몸을 쳐서 건너간다. 자기를 매질하여
                                                         일생일대의 물 위를 날아가는 그 새는 이 바다와
                                                         닿은, 보이지 않는, 그러나 있는, 다만 머언,
                                                         또 다른 연안(沿岸)으로 가고 있다.
  

                                                         - 황지우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지금은 나 자신을 매질해야 할 때




  완도타워에서 네 번째 꿈의 편지를 띄웁니다. 사리 때로 접어드는 오늘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게 일 것”이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지?’란 말이 들려옵니다. 이래저래 가슴 찢는 소식에 제 마음도 천근만근 무거워집니다. 오늘도 허공에 시선을 놓아둔 채 넋을 잃고 먼바다를 바라보는 당신에게 또 한 장의 위로의 편지라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위로의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과적(過積)과 그것을 속이려는 뻔뻔스런 눈가림과 속임수, 탐욕(貪慾)과 거짓으로 가득찬 이 도시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가슴을 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의식의 대전환, 천지개벽과도 같은 개혁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수술 말입니다.  ‘나’에게 무한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우리 모두가 서로 부등켜 안고 자신을 매질하며 통곡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완도타워에 걸린 황지우의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의 시 한 편은 오늘 우리가 새롭게 읽어야 할 글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에 계속 주저앉아 있기에는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아폴리네르가 말했던가요? 벼랑 끝에 선 누군가를 두려움에서 탈출하게 해주는 방법은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힘껏 등 밀어줄 당신의 손뿐이라고. 지금은 잠언(箴言)의 바다를 나는데도 자기 몸을 쳐서 날아가야 할 만큼 절박함이 우리 앞에 놓여있으니 어쩌겠습니까?

   우리 모두 스스로 매질을 해야 합니다. 이 추악하고 더러운 대지를 박차고 오르기 위해서는 탐욕과 거짓으로 가득찬 나에게 통렬한 매질을 해야 합니다. 다시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 아파야 하는 역설(逆說)!  단순한 감상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비상(飛翔)의 날갯짓을 해야 하는 엄숙한 현실 속에서 껍질을 째고 깊은 곳 상처를 도려내는,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과정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야만 이 상처가 아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새로운 날의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희망의 한 가닥이라도 보이는‘다른 연안(沿岸), 그 피안의 세계에 당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이 제물이 되어 간 그들 앞에 사죄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피안에의 그리움, 환생에의 그리움, 이것은 종교인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 모두가 지녀야 할 종교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합니다. (완도에서 남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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