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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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가을 여행 
    
  


             가을 여행



       미련없이 떨어져 버리는 낙엽처럼
       그렇게 무표정할 수 있음은
       크나큰 은총이다.

       가는 바람에도
       곱게 빗질하는 갈대처럼
       단아한 모습으로
       먼 길을 혼자 떠날 수 있다는 건
       보석보다 더 빛나는 축복(祝福)이다.

       욕망의 옷자락은 푸른 하늘에 걸어 놓고
       때묻은 일상(日常)의 시름은 뜨락에 놓아 두고
       싱그런 바람 앞세워 빈 손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침묵의 깊은 산(山) 속이라도 좋다
       미지(未知)의 바다 끝이라도 좋다

       순백(純白)의 치아를 닦듯
       정갈한 이미지로 마음 속 언어를
       곱게 씻을 수만 있다면
       태고(太古)의 속삭임, 영원(永遠)의 소리를
       찾아낼 수 있다면

       세찬 비바람, 일렁이는 파도가
       입을 벌리고 달려들지라도
       가을엔 낙엽과 함께 빈 마음으로
       먼 길을 떠나고 싶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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