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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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겨울 나무 



겨울 나무




        1
  

헐벗은 나목(裸木)으로 서서
앞서 간 세월의 신음 소리를
귓전에 듣고서도 겨울 나무는
울거나 두려워 하지 않는다.

벌판에 가득찬
바람 소리 파도 소리도
아득한 한 세상의 여음(餘音)일뿐
들뜬 마음으로 노래하지 않는다.

뿌리 내린 언 땅에
못 다 부른 노래
쏟아내지 못한 사랑과 생명(生命)을
낙엽처럼 흩으면서
바람처럼 날리면서

순명(順命)의 고개 숙이고
마지막 묵도를 올린다
그리고 기러기의 행로(行路)처럼
겨울 나무는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한다.
  

          2
  

지척에 살면서도
손이 닿을 수 없는 거리를
그리움에 키 크며
살아온 나날

세월이 연처럼 걸리는
앙상한 가지 끝에
멀리 긴 강을 건너는
희미한 연인(戀人)의 얼굴이 보이고

누군가 아침 기차(汽車)를 타고
미지(未知)의 땅으로 떠날 때
기도와 뉘우침에
혼자 눈물 씻는 나무여

남은 겨울은 결별을 위해서만
빛나는 시간이게
위대한 출발을 위해서만
경건한 마음이게

납덩이같이 무거운 침묵을
결연한 의지로
두 손 들어 버티고 있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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