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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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봄의 소리 
  

  봄의 소리



  겨울잠 깬 산사(山寺)의 뜨락에는
  풀냄새 향기의 그대 목소리가 들리고
  그윽한 골방에서 턱없이
  불태우던 소망이 물 오른 가지 끝에서
  붉은 산수유꽃으로 벙근다.
  올려다 본 안개 자욱한 산허리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는가
  스무 살 서른 살 위험한 고개를 지나
  불혹(不惑)의 나를 유혹하는 가야산 아침 구름은
  내 가슴 깊은 곳에 숨어들어
  남몰래 불을 지펴온 그대 따스한 온기(溫氣)
  얼굴 붉히며 달아오르는 마음은
  현기증 같은 황홀함으로 새로이 눈을 뜨고
  사랑도 미움도 바로 구별하지 못하던 시절
  애틋한 수줍음이 부끄럼되어 오늘
  저 허전한 벌판에 아지랑이로 피어 오른다
  손짓해 불러도 갈 수 없는 곳으로
  우리 함께 떠나자 그리움 못 버린 채
  세월의 이랑을 뛰어 넘어 사랑할 수 있다면
  잎이 지고 눈이 오고 꽃샘 바람 부는
  빈 들을 이젠 정처없이
  쏘다니지 않아도 좋으리
  풀향기 가득한 그대 젖은 목소리 들으며
  겨울잠 깬 산사의 뜨락에서 나는
  그대가 숨어버린 하늘을 향하여 온종일
  끝없이 하얀 웃음을 날린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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