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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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포도밭 
  

   포도밭
  


   초가을 햇볕이
   마을 어구에서 기웃거리다가
   상큼한 바람을 앞세우고
   사립문을 들어선다.  

   밤마다 창가에
   기도의 불을 켜고
   기다리며 살아온 세월  

   이슬 내리는 밤엔
   남 몰래 눈물 씻고
   주렁주렁 별들에
   염원의 눈망울을 달더니  

   싱싱한 하늘 밑에서
   진주(眞珠)로 영글어
   가지마다 열리는 기쁨  

   태양이 구름 뒤에서
   옷을 벗고
   구석구석 어둠을 씻으며
   곱게 빗질을 할 때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른 수액이
   암자색 껍질 속에서 흐드러지게 웃다가
   싱그런 물기를 뿜어낸다.  

   넓은 잎새 뒤에 숨어
   수줍음에 눈뜨는 영원을 향한 눈망울
   깊은 곳에서 퍼올리는
   진액(津液)의 샘물

   맛을 잃은 사람은
   이 포도밭에 와서
   진한 과즙(果汁)에 목을 축이리라.  

   은총인 양 부서지는
   따스한 햇살 아래
   포도송이는 영원에의 그리움으로
   매달려 있다.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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