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login 
  
제목 : 가을 이야기 
  
  

  가을 이야기


 
  바람 스치고 간 거리
  노란 은행잎 떨어져 밟힐 때
  콩알만한 저녁 햇볕을 광주리 담아 이고
  저만큼 앞장서서 걸어오는 아내여
  흩어졌던 영혼의 비둘기떼 모아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자.

  한 생애 오랜 날 비워 둔 자리
  내 육체의 상처를 싸매듯
  반나절 남은 햇볕으로 흙벽돌 만들어
  무너진 담을 쌓고 창을 바르고
  부서진 울타리를 매만져 사릿문을 세우자.

  갈 바람결 차가운 날씨에 불 지피고
  밤에는 덧문 닫아 등불 켜고
  심지 다독여 가난한 마음에 향을 피우면
  단비처럼 내리는 평화
  물살처럼 흘러 넘치는 우리들의 안식

  빈 방 사랑의 둥지에서 나누는
  체온을 누가 알까, 끓는 물 한 주전자에 어리는
  행복의 입김을 누가 알까, 아내여.
  긴 밤 고독을 즐기며 지새는 가을이
  겨울 지난 새벽 한 잎 동백으로 피어날
  사랑인 것을

  지치면 다시 살아
  꽃 피우는 목숨인 것을
  누가 알까.





· d41d8cd98f * 왼쪽의 글자 중 빨간 글자만 순서대로 반드시 입력하세요.
COMMENT 
Name   Password 
 목록


no subject hit
52
파도  [1] 
1630
51
밤 바다  [1] 
1696
50
포도밭   
2079
가을 이야기   
2101
48
참 좋아라, 축복의 땅이여   
2102
47
갯벌   
2140
46
어둠이 몰려 와서   
2164
45
메시아를 기다리며   
2180
44
기다림   
2202
43
겨울 나들이   
2202
42
나의 사랑 영흥도(永興島)  [2] 
2204
41
이작도(伊作島)  [2] 
2238
40
책 끝에   
2259
39
그 분이 어디 계십니까?   
2314
38
새벽에  [1] 
2322
37
애달픈 이야기  [1] 
2335
36
내재율(內在律)  [5] 
2482
35
序詩 - 기도  [2] 
2496
34
싸움은 끝이 나고   
2563
33
요한의 노래   
2567
1 [2][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