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학의 시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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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겨울 나들이 
  
    

   겨울 나들이



   추운 날
   잠은 멀리 떠나고
   헐벗고 굶주린 영혼은
   낯설어 보이는 거리로
   잠시 외출을 한다.

   할 일 없는 거리에서
   코트 깃을 세우고
   날을 세운 바람에 소리내어 울다가
   달빛 한 줌 쥐고 돌아오는
   겨울 나들이
  
   교회당이 서 있는 언덕 길을
   빈 시간 빈 손만 만지며
   어깨에 힘을 빼고 돌아온다.
   어느 때 뜨거운 열기로 차가운 몸을 덥힐까.
   잎 마른 가지 추스려
   식은 가슴에 불을 지필까.

   가난한 영혼
   당신의 피와 살로
   살릴 수만 있다면
   높다란 종탑 위에 빛의 사다리 세워 두고
   밤새도록 오르내려도 좋으리.
   어둔 밤길 당신의 빛으로
   밝힐 수만 있다면
   가장 낮은 목소리로
   주기도문 목에 걸고 외워도 좋으리.

   앙상한 울타리 위로
   당신에게로 향하는 길이
   보일 듯한데
   잠든 영혼을 새벽 기도로 깨우며
   빈 가슴 채우는
   겨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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